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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음악다방.mp3

은발의 아기토 ED - 愛のメロディ(사랑의멜로디)- KOKIA

 

 은발의 아기토, 銀色の髪のアギト, Origin: Spirits of the Past

 

아이노멜로디 코키아

愛のメロディ KOKIA

 

 

 

 

 

 

사실 사랑노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절절한 목소리와 선율에 지나치게 슬픔을 강요당해서 맥이 빠져버리던가

음의 고저나 강약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가사에서 재치있다고 느낀다던가 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모두가 좋은 사랑노래의 요소이긴 한데...

하지만 이 노래만큼은-

정말 마음에 너무나; 와닿는다.

그야말로 감동. 이랄까?

 

코키아는 정말 노래를 어마무시하게 잘부른다..

처절함? 생명력? 음 그런 단어들은 딱히 어울리지 않아..

참 편안하게도,

그냥 그 음악에 목소리를 녹여버리는 것 같다.

그냥 그 노래 자체가 되어버린다는 느낌이다.

은발의 아기토 OP 곡인 조화, 調和 oto - with reflection 라는 노래를 들어봐도

이 사람은 음색도 타고났지만 진짜 성대 근육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가사가 끝장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자기 인생에서 행복이란 것이 비로소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듯한 환상에 휩싸이고

살아갈 희망을 받는.. 그 설레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그런 환희는 그 시점에 누군가에게 몰입해있지 않는 이상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현재진행형은 아닐지라도 과거에라도 분명히 그런 경험이 있었을 법도 한데,

그런 걸 느껴본 적이나.. 있었나?.. 뭐요..? 싶을 만큼 무뎌져버리고는 만다.

근데 이 노래는 그걸 다시 떠오르게 만들어준다.

살기 빡세도 역시 사람 덕에 사랑 덕에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힘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때때로, 슬프고 안타깝고 답답하고 분하기도 하고.

그렇게 요동치는 감정선을 넘나들면서도

그 사람과 나눈 기억 속의 온기를 가슴에 품고 먼 시간을 넘어서라도 사랑하겠다고 다짐하고.

나다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건 너 덕분이야. 고마워- 라고 말하는 상냥한 마음씨.

 

그 마음씨 자체가 되어 다가온다 이 노래는!!!;;

그 마음으로 태어난 노래라잖아!!;;;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다만, 얽혀버린 감정의 실을 풀기도 전에 헤어져버린 이 아이의 마음이 어떻게 끝을 맺었을지 궁금해지긴 한다.

영원으로 해피엔딩입니다, 였을꺼야! 라고 믿어주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찌들어버린지 오래다.

그래도 적어도 그 순간만이라도 최고로 행복했길 바라. 하고 빌어주게 된다.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