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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이야기


직업 특성 상 여러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난다. 

의중을 헤아려 설득하는 것이 내 일이고, (외부고객)

설득을 당하는 입장에도 많이 내몰린다. (내부인사)

감히 말하건대 이제 몸짓과 표정만 봐도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구나 대충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이들이 있다.

자기가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자기가 내거는 조건에 우선 자신이 없다. 

적당히 시도해보다가 안 될 것 같으면 어쩔 수 없지, 치고 빠져야지. 라는 생각 전제 하에 

우리 회사 외에도, 나라는 딜러 외에도 플랜비나 씨가 있다는 것을 슬쩍 슬쩍 흘리면서 나의 긴장을 유도하려 드는.

사실은 말도 못하게 필사적인 입장이라는 걸 알겠는데 그걸 온전히 내보이지 않는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가지만, 

결국 자존심이나 체면 따위가 구겨져도 상관없다라는 마인드셋으로 묵직하게 다가오는 쪽에 마음이 움직인다. 


세상 일 이라는게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정성을 쏟는다고 해도 반드시 얻을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노력한 만큼 되돌려 받는다? 

확률은 늘어날지 몰라도 어떤 공식이나 법칙은 아니다. 

노력 끝의 처참한 실패,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몰골로 우습게 보여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러나 이미 머릿속에 실패한 자신의 모습을 세팅해 놓고, 

두려움에 최선을 다하지조차 않는 모습이란... 


차라리 최선을 다할 자신이 없다면, 뭔가를 만들어 낼 자신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런 어영부영 이도저도 아닌 자세로 무슨. 

누울 자리 보고 뻗으라고 못 오를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고 차라리 말을 꺼내지를 마시오들

뭐 이건 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뭣도 아니여 왜 상호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듭니까... 

만들어보겠다!! 라고 시작을 했다면, 정말 100% 노력들 하셔야지요. 200% 300% 끌어올려야지

그런 것도 아니면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책임회피하려는 모습들.... 

빠져나갈 궁리, 모양 빠지기 싫어 머리 굴리는 소리.. 다 들립니다. 

정말이지 볼썽사납지요.

진짜 쿨한 건 그런 게 아닐텐데?



2

새로 온 친구들에게서 내 맘에 안 드는 구석을 발견했을 때 난 그냥 놔둔다. 

피드백을 안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껏 보고 배우면서 맞춰 나가는 친구들이 있다.

살아남을 아이들은 살아 남는다.

근성 있는 아이들, 끈기 있는 아이들.


나도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히 지켜보다보면 시간이 증명해주는 것이 분명히 있다. 

아 이 애는 괜찮구나. 그러면 당근도 주지.

도움이 되겠구나. 이건 좀 부족한데. 채찍도 주지.  

키워보자. 아껴주자. 정도 좀 줘보자.


보기 드문 트롤이라도 뭐 하나 정도는 괜찮게 잘하는 게 있기 마련인데 그럼 그것만 존나 시킨다.

그리고 그 잘하던 것마저 성에 안 차게 하면?

볼 일 없다. 왜죠... ? 

자질도 부족하고 용도에도 안 맞아. 


명석한 아이들이 좋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아이들.

어떤 종류의 것이든지간에 결국 그들의 유용함이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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