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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감수성이 +4가 되었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티븐 스필버그 신작이라기에 아묻따 보러갔다.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그런데 호옹이? 이렇게 대박적으로 재미있을줄이야. 대박사건 대박사건이었다.... 안봤으면 어쩔뻔 했노.


현실세계에선 찐따덕후지만 오아시스에 접속하면 OP!!!! -Over powered-겁나 쎈 유저 실감나게 펼쳐지는 세상!!! 

블랙미러 시즌4의 CSS칼리스터가 조금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건 복제된 DNA기반이니 좀 다른 이야기.


게임이라든가 이런저런 서브컬쳐적인 요소들을 많이 좋아하다보니, 피식 웃기도 많이 웃었고, 빵터지기도 많이 터졌다. 

캐릭을 꾸미고, 그 안의 어딘가에서 누굴 만나고, 커플댄스도 추고, 연애감정이 생기고, 그런 모든 자잘한 것들이 어찌나 공감이 가는지.

현실에선 찌글짜글이지만 게임 안에서는 갓오브갓으로 추앙받는 게임친구들도 생각나고.

그리고 주인공이 웨이드라는 본명을 흘린 뒤 현실세계에서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역시 게임 등 웹상에서 본인의 신상정보를 흘리는 건 위험하구나.. 하하하 


수많은 서브컬쳐의 캐릭터들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데, 여자치고는 이런거 저런거 많이 아는 편이라서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아키라라든가, 스탠리큐브릭(좋아하는 감독임)의 샤이닝이라든가, 퍼스트건담이라든가, (건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엄청 반가울듯? 난 건담에 열광하지는 않지만) 아도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춘리, 처키, 터미네이터..  무려 어드벤쳐. 그래, 그렇다! 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 ㅎㅎㅎ 

난 못 알아봤는데 모탈컴뱃이란 게임의 중간보스도 나왔다대?

순식간에 지나가서 존재감을 느끼지 못한 캐릭터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특히 막바지 전투씬에서.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유)


극 중 헐리우드는 제작자로서 정말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주인공 웨이드가 게임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의 창작물과 그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쏟아붓는 열정하며,

헐리우드의 의중을 완벽히 읽지 못했더라면 통과하지 못했을 마지막 시험까지 무사히 클리어하는 그 장면에서, 무척 감동적이었다. 

내가 구축해놓은 세계를 그렇게까지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마치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난 기분, 감격 그 자체 아닐까? 

어렸을 적 게임엔딩을 보기 위해, 어딘가에서 막힐 때마다 놓친 걸 찾으려고.. 맵을 헤집고 다니며 온갖 엔피씨들의 대화를 읽고 또 읽고,

모르는게 나오면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검색해가며 열심히 플레이하던,

그러다가 뭐 숨겨진 장치나 실마리를 찾으면 우캬캬캬컁 하며 순수하게 기뻐하던 내 모습도 아련하게 떠올랐다. 하하.

그래서, 마지막에웨이드가 이스터에그를 손에 넣었을 때, 무방비상태인 그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심지어 총까지 들고 있었다)  I.O.I의 소렌토가 취한 행동과 지은 표정도 이해가 갔다. 

게임 클리어. 그 감동.. 웨이드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고 소렌토도 감동하지 않았을리 없다.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

여담이지만 나는 어렸을때 게임엔딩보면서 운적이 꽤 있다;; 복합적인 감정이다. 새로운 세계의 모험이 주었던 설렘, 그 세계 안에 빠져들어가면서 드러나는 스토리라인, 서서히 합류하는 동지들과 동고동락하며 느꼈던 기쁨, 그리고 그 세계의 이야기가 끝이 날 때, 안녕을 해야할 때의 그 슬픔. 다시 몇번이고 플레이해보지만.. 특히나 처음 엔딩볼 때 그 감동들은 잊을 수가 없지. 영웅전설 트릴로지가 특히 그랬음.. 하하. 






난 오랜만에 진짜 최고의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었는데, 게이머의 감성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유치한 청소년 SF 모험물? 정도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마다 모두 브이알헤드셋을 끼고 허우적대며 게임에 몰두해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씬에서는 참,

얼마나 현실이 시궁창이면 게임에 인생을 걸고 올인을 할까.. 싶고, 물론 상금이 크기도 컸지만.

근데 나는 그 심정 이해하니까. 현실을 잊고 싶은 마음에 게임속 어나더월드로 도망가는 그 심정. 

그리고 비록 나도 방금 현실로부터 도망간다, 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현실만이 유일한 진짜라지만(영화 속 손꼽을만한 명대사), 나는 게임이 절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하하. 위의 짤을 보시라! ㅋㅋ 

최고로 빵터졌던 장면은 마지막에 퍼시벌이 열쇠꽂으려고 하는데 IOI가 추격하며 차로 들이받으면서 방해를 해서.. 

열쇠구멍안에 제대로 꽂아넣지를 못하고 자꾸 비틀거리는데, 그걸 생중계로 보고 있는 IOI직원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퍼시벌이 비틀비틀거릴때마다 얘네들 몸도 막 따라서 시네루 이빠이 들어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몰입감, 이해할 수 있지ㅋㅋㅋㅋ 아무렴. ㅋㅋㅋㅋ  엄청나게 웃었다. 극장이 떠나가라?;;;;; 죄송합니다..하하하핰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 ^* 눈도 호강하고 재미도 있고 마음까지 따뜻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