渡辺美里 (1987) IT'S TOUGH





지난 주말. 밑도 끝도 없이 치닫는 내 기분을 느끼며 이젠,
사라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우리 세계의 문을 닫고, 그에게서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사람을 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고,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참을 수 없이 좋아진 탓이겠지- 하고 예상했던 그대로.

하루하루 지날수록, 괴로움은 가중되고 있다.

겨우 몇시간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일 뿐인 수요일 밤에는.
무척이나 잠을 뒤척였고.
그렇게 깨어난 아침에 확인한 핸드폰에서 문자도 부재중전화도 없는 걸 보고는,
그가 내게서 이대로 사라진다고 해도 상처받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에 멍하니 버스를 몇개 지나쳐보내고.
그렇게 출근에 늦고,
'정신차리자, 정신차리자.' 하며 애써 기합을 넣고 있는데,

그에게 걸려왔을 때만 울리는 전화벨이 들려왔다.

아. 그 순간은.




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내 마음을 컨트롤한다.

그가 시계를 볼 때, 아쉬워 하지 않으려 애쓰고,
그의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와서 조용히 해야만 할 때 서글퍼지지 않기 위해 빙글거리고,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질 땐 그의 우스꽝스러운 면들을 애써 떠올리며 비웃고,
그와 눈이 마주치려 할 땐 얼굴을 돌리며.

그게 그와 나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2009-5-15 Fri. pm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