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ur Ros (2005) Takk... - Hoppipolla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났다.
핸드폰을 열고 컴퓨터의 전원을 키면서 세상과 접속을 시도해본다.
'오프라인으로 표시'에 체크한 뒤 메신저에 로그인해서 누가 있는지를 살피고,
누구와 대화를 해볼까- 용기를 내어 말을 던져본다.

가장 어려운 질문은, "무슨 일 있어?" 이다.
엄밀히 말해 내게 무슨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보통 그런 질문에
"무슨 일 있냐는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고 답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너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거야.
최근 너의 일상을 뒤흔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느냐고 묻는거야." 라고 설명한다.
그러면 난 "모든 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나의 일상은 언제나 흔들리고 있다." 라고 답한다.
그럼 상대방은 "오우;" 하면서 입을 다문다. 공기는 멋쩍어진다.
난 어쩐지 상대방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하다못해 가족들 간에 일어난 사소한 트러블같은 것이라도 화제로 골라서
맛깔스럽게 풀어놨어야 좋았을 성 싶다.
그럼 상대방은 내게 위로와 충고와 해답 비스무리한 것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고,
나는 "역시 그런가." 라며 상당히 힘이 되었다는 리액션을 취해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서로 소통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었으려나.

그렇게 주고받는 말들은, 허공을 떠돈다. 나는 이내 그 공간을 빠져나온다.

산책을 나간다. 세상은 기분나쁠 정도로 정상으로 보인다.
모두 평범하고 하잘것 없는 오후의 일상에 매몰되어,
내가 얼마나 슬픈지, 정녕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다.
우스운 생각이다; 나도 그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2009-2-9 Mon. pm 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