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
품안의 꽃에서 꿀떨어지는 달콤한 때를 지나,
화도 나게 해보고,
싸워도 보고,
여러가지를 해봐야 서로를 알 수 있다.
진짜 모습을,
이런 나도 저런 나도 견뎌낼 수 있는지,
나도 그 사람의 이런 저런 면을 견뎌낼 수 있는지.
지내봐야 아는 것이다.
사람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싫어하는 것으로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못하고 사는건 그 기질이 어지간히 대단하지 않은 이상 다소 우울해도 참고 살아 가겠지만,
싫어하는 것을 계속 해야 하거나, 당해야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자기가 견딜 수 있는 것, 견딜 수 없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지는 표정들, 행동들, 말투라든가.
어 이건 별론데..
아 난 이런 건 싫은데..
아 난 이건 정말 도저히 안되는데....
지내봐야 아는 것이다.
시간이 증명해주는 것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시간에 쫓기고 있고, 여유가 없다.
그리고 난 그런 이들의 성급한 판단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다.
2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도,
외국에서 손님들도 오시고 해서 여기저기 식당도 모시고 가고 하느라 거의 매일 나가고,
말 그대로 그냥 또, 바빴습니다.
아직 병원도 한 번도 못 갔고.. 손톱손질 한번을 못 갔고.. -_- 이번주에 꼭 갈꺼다..
조금 있으면 또 오시는 팀이 있고 한데.. 뭐, 한국 들어와도 쉬는게 쉬는게 아니죠. 뭐.
그래도 출근을 안하는 게 어디냐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가 바뀐지 열흘이 되었지만 지난 해를 돌아보거나 새로운 목표를 다짐하거나 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해는 열심히 일했지만, 제가 기대했던 것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네요.
잡았던 목표가 좀 높았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일만 해?
어떻게 그렇게 하루도 안 쉬어?
어떻게 주말에도 그렇게... 블라블라블라.
주변에서 묻대요.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이유가 있느냐고.
엥.. 난 성에 안 차는데.. 내가 생각하는 건 이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거였는데..
그렇게 말하면 재수없어 보일 수도 있으니까 말은 안했지만요.
일이 정말 좋은가? 일 중독인가?
스스로에게 물을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역시,
그건 니 성격 탓이지.
니 마조스러운 성격 탓.
항상 모든 것에 완벽을 바라고 거기에 근접하길 바라는 니 성격 탓!
뭐 그냥... 내가 바랬던 최상버전의 나로부터는 이미 많이 멀어져 왔지만, 여기에서만이라도, 최대한으로 잘 해내고 싶어서....
뭐 그런거죠.
무리하고 있네요.
올해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도...
뭘 해도 잘해야 된다는 그 강박관념,
그 창살없는 감옥에서 조금 자유로운 해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 않을 거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3
일이 있어 콘래드호텔을 갔다가 IFC몰에 있는 서점을 들렸는데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들 둘이서 여행서적 코너에 바닥에 앉아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이곳저곳 손가락으로 가리켜가며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설레이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진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우어어엉어어커컥어어억
나도 여행가고 싶다!!!!!1
일 신경 하나도 안쓰고 전화도 꺼놓고 거추장스러운 인간들 생각안해도 되고, 나 있는 그대로 있어도 되는 그런 시간 좀 가지고 싶다. 해외가 아니어도 좋다. 비행기 타는 것 이제 지긋지긋해!! ㅋㅋㅋ 그냥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ㅎㅎㅎㅎ
피타고라스가 말합니다. 답이 없다.
방구석에서 많이 가지다 가야지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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