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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jpg/독거 3단의 살림 테트리스

내가 집밥 김선생이다

식사는 대부분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배달음식은 맛도 없고 뒤처리할 게 더 많아서 싫다.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서 남는데, 덜어서 잘 넣어놔도 다시 손이 가지 않아 결국 음식쓰레기가 되더라. 

거기에 용기를 씻어 분리수거해야 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해 먹는 게 더 간단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감자 애호박 팽이버섯, 두부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오마니가 보내주신 조기 새끼 두 마리를 구워서 냠냠. 

 

 

저런 실용적인 이유 외에도, 치유의 의미도 있다.

스스로를 살뜰히 대접한다는 의미에서 집밥을 요리하는 것이야말로 단순하면서도 가장 훌륭한 자기 사랑 테라피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썰고 볶고 끓이고 굽고 상을 차리는 동안 잠시나마 괴로운 생각들을 잊을 수도 있고,

다 먹고 난 뒤에는 오늘도 나는 나를 성실하게 먹였다고, 내일도 잘 챙겨 먹일꺼고 잘 챙겨 먹을꺼라고, 그렇게 토닥이고, 기운을 내게 된다. 내일도 나는 살아갈 거라고.

 

 

 

불고기 해 먹으려고 고기를 냉동에서 냉장으로 빼놨는데 녹은 걸 보니 불고기감이 아니라 양지머리였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계획대로 불고기를 강행해서 해먹은 날이던가.. 

 

 

 

이 날은 제대로 불고기감을 해동해서 먹었다. 샐러드도 좋지만 올리브유 바르고 소금 뿌려서 오븐에 구워 먹는 채소구이를 더 좋아한다. 간단하지만 정말 담백하고 맛있다. 그런 맛을 좋아한다.

 

 

 

수제 피클 그리고 짜장면이 먹고 싶어서 만든 파스타. 나는 이 둘이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감칠맛 범벅의 소스에 면이라서 그런지. 

 

 

 

고추장 양념을 한 목살과 감잣국. 손가락까지 자를 기세로 숭덩숭덩 가위로 썰어 올린 쪽파.

 

 

내일도 잘 해 먹으려고 닭안심살이랑 가자미를 냉동에서 냉장으로 빼놨다. 

내일도 잘 먹고 잘 살아가야지. 응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