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에서 신축년으로, 조용한 연말연시의 풍경
사랑 덩어리 조카님 김꾸빠 씨 식구 셋, 나까지 더하면 넷.
다섯 명 이상 집합 금지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는 서울에 올라오시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이브날, 언니가 퇴근길에 사 온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넷이서 조촐하게 크리스마스 파티.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이렇게 어여쁜 꽃이 도착했다.
와인도 한 병 같이 보내주는 센스.
주문한 곳에 와인 종류가 매우 한정되어 있었나 보다.
보통 피노누아만 마시는 나지만, 이게 어디야!
추운 날씨에 와인 사러 나가기도 귀찮았던 차에 배려심 넘치는 선물.
감사히 잘 마셨습니다. ^^
꽃, 그리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나 홀로 집에 2와 함께 했다.
정말 살다 보니 크리스마스날 집에서 혼자 나 홀로 집에를 보는 날이 오긴 오는구나. 허허허.
저녁엔 임영웅이 선전하는 청년 피자에 치즈와 새우 피자를 시켜 온라인 회식.
어느새 영상 통화하면서 밥 먹고 술 마시고 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다.
예전에 싱가포르에 있을 때도 미국 사는 친구와 통화하면서 게임하고, 밥 먹고, 설거지하고, 잠들기도 했던 나지만
영상통화는 또 다른 영역이었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이건 2020년의 마지막 날. 김창똥 네 집에서 벌인 참치 파티.
파인튜X 라는 곳에서 참다랑어를 부위별로 1kg 주문해서 해동 - 숙성 - 손질까지 직접 해봤다.
간장, 생와사비, 락교, 초생강, 김도 같이 시킬 수 있고 따로 슈퍼에서 사 온 건 무순뿐이다.
테이블보 깔고 직접 뜨개질해서 만든 눈꽃 코스터까지 세팅을 예쁘게 해 준 언니 덕분에 사진이 아주 그럴듯하게 나왔다는^^
덩어리로 오기 때문에 손질이 조금 번거롭긴 한데, 해 먹을 만하다는 결론.
다음에 또 시켜먹는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요령이 좀 생겼달까.
해동은 적당히, 안 그러면 썰 때 힘들다는 것. 생선 좀 썰어봤다고 나름 자신만만해했는데 활어랑은 완전히 다른 재질.
그리고 부위도 배꼽살이니 머릿살이니 뽈살이니 특수부위 다 필요 없고 그냥 아카미, 오오도로만 시킬 듯.
이건 양호하게 썰린 아이들을 예쁘게 담는다고 담은 것이고
이건 못난이들을 오부래기 모아놓은 것. ㅎㅎㅎ
살짝 보이는 콘치즈는 김창똥이 만들었다. 이제부터 콘치즈 담당해.
하몽과 올리브, 치즈를 준비해놓은 언니.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와인 2병 순삭 했다.
그렇게 새해가 밝았습니다. ^^
일본에서 친구가 선물로 보내준 신년 장식 시메카자리(しめ飾り).
보통 현관문 바깥쪽에 달아놓는데 나는 그냥 집안에, 벽걸이 트리를 정리하고 그 자리에 달아놓았다.
1월 7일에 떼어내면 된다.
새해 첫날 하경이네 건너가서 먹은 떡만둣국. 언니가 만들어주었지요. ㅎㅎ
이건 집에 와서 구워 먹은 안심 스테이크. 가니쉬는 구운 채소와 시금치.
이 집에 옵션으로 달려있는 인덕션이 완전 싸구려에 화력이 시망-_-;이라 광파오븐으로 구웠는데 나쁘지 않았다.
이건 제갈 추천으로 배달시켜 먹어본 푸라닭 치킨. 블랙올리오?
여기 패키징이 굉장히 화려하더라 뭔 파우치가 딸려오고-_-;;;
가장 중요한 맛은? 응, 나쁘지 않았다 깔끔한?
그런데 내게는 여전히 수원 왕갈비 통닭이 최고라는 결론.
물이나 식재료는 신세계 쓱배송을 이용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시켜본 피코크 티라미스.
맛있어서 종종 시켜 먹을 듯.
김꾸빠네도 한조각 가져가서 언니랑 같이 먹었는데 입에 맞아하는 듯. 다음에 시킬 때 두 개 시켜서 하나 갖다줘야지. ^^
크리스마스 날 배달 온 꽃다발에서 두 송이 뽑아 화병에 꽂아두었다.
예쁘게 말리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저는 이렇게 조용하게 연말연시를 보냈습니다.
들려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2021년에는 더 나빠지지 않기를, 느리더라도 조금씩 보통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