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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담항설 백매

누가 너를 욕망할지 누가 너를 시기할지 평생을 의심하며 살아야하고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내느니 그 누구도 믿지 않는게 더 빠르고 쉽다는 걸 배우게 될 거다.
너의 재능과 지혜는 너의 아름다움 뒤에 영영 가려질 것이고
더러운 소문과 갖은 구설수가 네 발끝에 바짝 따라붙을 것이다.
젊고 아름다운 날은 곧 끝날 거라는 충고를 가장한 저주를 수없이 들을 것이며
모두가 네가 늙고 초라한 모습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너의 다정은 가짜이거나 유혹이라 불릴 것이고
너의 단정은 거짓이거나 오만이라 불릴 것이다.
너의 행복은 부정하게 취한 이득이라 여겨질 것이고
너의 불행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걸 견디려면?
매일 스스로를 칼처럼 갈아야만 하지
빛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함부로 손댈 수 없기 하기 위해서.
결국 갈고 닦아야하는 건 네 마음이란다.
네가 손에 뭘 쥐고 태어났든지 간에 네 마음이 빈약하면 아무 것도 휘두리지 못할 거다.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는 건,
내가 가진 것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전부 사용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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