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주변 보면 도쿄여행 진짜 많이 가는 듯 하다.
오죽하면 아직 안 다녀온 친구가 나 빼고 다 갔다온 것 같다고 할 정도ㅎ
골든위크 끝나고 장마 시작 전에 여행가기 참 좋은 때긴 했지. 때맞춰 코로나 검사도 풀리고 ㅎ
스시를 좀 좋아한다면 도쿄가면서 현지 오마카세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데
도쿄에서 정말 손가락에 드는 업장들은 사실상 일반여행객으로서 체험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야 하거나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뭐.. 몇개월 심지어 1년 예약이 다 찬 곳들이 많은 그런 상황이다보니.
하지만 상위 업장들 중에서도 오마카세인에서 예약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오마카세인이야말로 일본여행 식도락의 한줄기 빛! 테이블체크도 ㅎㅎ)
거주자로서말고 여행자로서 갈 수 있는,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스시야.
이번 5월 도쿄 여행 중에 그 중의 한 군데를 다녀와서 혹시나 현지 오마카세 도움이 될까 하여 사진 위주로 간략한 감상을 남겨본다.
긴자에 있는 핫코쿠라는 곳인데 인스타그램이 제법 활성화되어 있다.
메인셰프는 제법 유명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따로 단골들 위주로만 접객을 하는 듯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얼굴을 비춰서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좀 웃기는 사람이었다. 쿨펀섹이 컨셉인듯한. 하하)
이날 스시를 쥐어준 사람은 미와みわ 라는 분.
식사하면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사이토에 있다 왔다고 들은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재차 묻지 않았다.)
외국인이니까 기본 셋팅은 영어 메뉴가 깔려있는데 일본어도 달라고 하면 갖다 준다.
주류 가격은 이 정도.. 뒤에 리스트는 찍지 않았다.
참고로 오마카세 가격은 25관에 32000엔이다.
2인으로 가서 술 3-4잔 정도씩 마셨고 총 72470엔 나옴.
이번에 도쿄가서 밥값으로 5박 6일동안 30만엔 정도를 썼는데 여기가 두번째로 많이 나온 곳이다.
바틀 주문 안하고 그냥 스파클링으로 시작.
여기는 특이(?)하게 츠마미가 없다. 스시로 승부하겠다 라는 모토라고 한다.
하지만 입가심을 위한 이런 채소요리들이 세 종류 정도 나온다.
첫번째는 突先 とっさき 톳사키라고
참치 머리 부분 마끼.
2. 真鯛 마다이 참돔
다음 것을 준비하는 모습
3. 毛蟹 케가니 털게
4. 平貝 타이라가이
5. 赤貝 아까가이
칭
6. 北寄貝 홋키가이 북방대합
7. 鰺 아지 전갱이
8. 白子 시라꼬
9. えぼ鯛 에보다이
이건 자주 접해보지 못한 네타였다 근데 그냥 그랬다
10. 金目鯛 킨메다이 금눈돔
유자소스바르고 구운 것.
11. 鰆 사와라 삼치
교토스타일로 즈케.
마구로 와쿠와쿠!
처음에 나온 차가운 채소 요리에서 이제 따뜻한 채소 요리. 아주 심플하다.
12. 鱸 스즈끼 농어
콘부지메한 것
13. 墨烏賊 스미이까 갑오징어
14 부터 16은 메뉴상에 *** 로 표기가 되어있는데 바로 참치를 의미.
첫번째는 쥬토로
두번째는 오오토로.
세번째는 아까미 즈케.
요즘은 쥬토로 - 즈케 - 오오토로 순으로 맛있다.
17. 小肌 고하다 전어
18. 車海老 쿠루마에비 보리새우
19. 春子鯛 카스고다이
가스꼬라고 부르죠 새끼도미
마지막 채소요리랄지
20. 桜鱒 사쿠라마스 농어
연어는 안쓰지만 농어는 씁니다 에도마에ㅋ
21. 鰹 가츠오
22. 煮蛤 하마구리 백합조개
제법 좋아하게 되어버린 특유의 단 맛
우니를 보고 와쿠와쿠
23.
미소
24. 穴子 아나고 붕장어
붕장어 나오면 끝이쥬
25. 교꾸
이건 서비스?
앵콜을 따로 주지 않는다. 더 먹고 싶으면 물론 추차하고 먹으면 된다.
아무래도 오마카세인에서 예약이 가능하다보니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홀서빙을 보는 이들이 거의 네이티브 수준으로 영어에 능숙했는데(심지어 일본어는 잘 못하기도)
그 중 한 명이 오늘 자기 앞에서 연습하며 만든거라고, 제법 괜찮게 만들어서 내왔다며 모두에게 하나씩 줌.
심플한 계산서.
즐겁게 잘먹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괜찮다!
그러나 크게 인상 깊지도 않다.
이정도 수준은 서울에도 이미 충분히 존재. 심지어 더 낮은 가격에도. (당연히 예약이 쉽지 않지만 미식 활동과 스케쥴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2,3개월 전부터 체크하니까)
암튼 여긴 뭐 여행의 주목적이 될만한 곳은 아니라는 것.오마카세인에 알람 켜두고 자리 어쩌다 뜨면 광클한 뒤 확정받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바로 비행기 티켓 끊고 갈만한 그런 업장은 아니라는 것ㅎ
예약 가능일자에 본인이 짜놓은 동선과 잘 맞는지, 체류기간 동안 한정된 식사찬스에 대한 기회비용,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 등등 여러가지 판단을 해보고 가치에 부합한다 싶으면 ㅇㅇ
+ 여담
식사 마치고 나오는 길에 미와상과 다같이 메인셰프 사토상과 잠시 얘기하게 되었는데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한국? 아 한국.. 나 한국.. 환승할 때 가봤던가? ㅋㅋ“ 라고 하는데 하하. 말투 킹받드라슈 그잡채..
한국에서 여행와서 소중한 시간 들여 자기네 가게에 와준 손님한테 딱히 좋은 네타도 아닌 것 같은데^_^;
단골들이랑 술 좀 마셨는지 원래 그런 사람인지 어딘가 눈살 찌푸려지는 흐트러진 언동까지
대표라는 이에게서 좋은 인상을 못 받아서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이 남았다.
외국인들 상대로 장사하면서 입 열기 전에 생각도 좀 하고 좀 겸손하기도 하면 좋을텐데. 일본하면 떠오르는 오모테나시도 옛말인가 ㅎ
뭐 나도 그냥 “아~ 그랬나요. 다음에는 환승 말고 놀러와주세요~^^*” 라고 MZ세대 빙그레썅년 말투로 받아줬다.
말에는 뉘앙스라는 게 있지. 아마 내심 뜨끔했을 것이다.
미와상은 접객도 스시도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잘 먹었슈~
도쿄여행 소소한 쇼핑리스트, 먹방후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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